'마리텔' 이후 불거진 백종원의 방송 영향력…PD의 폭로로 드러난 권력 구조
방송가의 비공식 실세? 백종원을 둘러싼 제작진 증언과 반박 입장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대표 인물이자 방송가의 인기 스타로 자리 잡은 백종원 대표. 그가 최근 "방송계 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평소의 친근한 이미지와는 상반된 이면이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45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해당 폭로는 단순한 소문이 아닌,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전직 MBC 시사교양국 PD 김재환의 증언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이 폭로는 단순한 논란을 넘어, 현재 방송계의 구조적 문제와 연예인 혹은 유명 인사들이 제작에 미치는 영향력의 실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방송을 통해 성장한 기업가’라는 백 대표의 이미지가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를 파헤쳐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마리텔' 출연 이후 변화된 백종원의 위상
2015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은 백종원의 대중적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계기였다. 방송에서 그가 선보인 요리 실력과 입담, 그리고 실용적인 조리 팁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그의 인기는 단순한 스타 셰프 수준을 넘어섰다.
당시 방송 이후 연결된 기준으로, 백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약 510억 원이 증가하며, 방송 효과가 실제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구조는 단순한 홍보 효과를 넘어선, 방송이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레버리지 전략’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가맹점 수는 늘었지만 일부 점포는 폐점과 손실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백 대표의 브랜드 인지도가 강화되면서 신규 가맹점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실패 사례를 상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비판적으로 본다면 '방송을 통한 포장된 성장'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제작진 개입 논란과 현장 장악력
김재환 PD가 밝힌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백 대표가 방송사에 특정 작가와 촬영팀을 직접 지명하여 투입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진 구성은 방송사 내부에서 결정되며, 외부 출연자가 제작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김 PD는 “백 대표가 데려온 제작진이 현장에서 그의 심기만 살폈고, 이는 자연스럽게 권력의 중심이 백 대표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PD와 카메라 감독, 작가 사이의 호흡이 중요한 예능 제작에서 이런 흐름은 제작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백 대표가 회의 내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았다는 증언은, 방송사 내부 의사 결정의 독립성이 침해됐다는 인상을 남긴다. 이는 단순한 요청이 아닌 일종의 ‘권한 행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출연자 하차 사례 및 방송 내부 분위기
논란의 중심에는 ‘출연자 하차’라는 민감한 이슈도 포함돼 있다. 김 PD는 “백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은 방송에서 제외됐고, 이에 대해 PD가 직접 가서 사과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제작 시스템이 출연자의 의중에 휘둘렸음을 의미하며,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백 대표가 데려온 작가와 회의하는 상황 자체가 불편했다는 증언도 있다. 회의 내용이 곧바로 백 대표에게 전달되는 구조에서는 PD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출연자와 프로그램을 조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른 출연자나 제작진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방송 제작이 단체 협업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권력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의 질과 분위기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방송계의 반응과 반박
폭로 이후 방송계 인사들의 반응도 분분하다. 백종원과 함께 일했던 한 연출자는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며 김 PD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 역시 “백 대표는 본업이 사업이라 방송에 아쉬운 게 없는 사람이며, 단지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스타일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방송 참여가 곧 자기 브랜드 홍보의 일환”이라며, 그가 방송사에 무리한 요구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출연 제안이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그가 방송에서 요구를 하거나 입김을 넣을 필요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오히려 “방송 출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백 대표가, 협업에 있어 더욱 솔직하고 직설적인 태도를 취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백종원을 둘러싼 상반된 시선
결국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한 인물이 가진 영향력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사업가가 그 존재 자체로 시청률과 매출을 견인하는 ‘키 플레이어’가 될 경우, 방송사와의 관계는 단순히 출연자와 제작진이라는 경계를 넘어서게 된다.
이러한 영향력이 제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권력 불균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지만, 이번 사례는 방송과 사업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향후 방송계는 이와 같은 사례를 예방하고, 공정하고 독립적인 제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출연자와 제작진 간의 건강한 협업 구조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 역시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