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50억 매입한 컬리, IPO보다 더 중요한 선택의 의미

주목받는 컬리의 이례적 행보…비상장사가 자사주를 사들인 이유는?


만약 여러분이 스타트업 또는 이커머스 기업에 투자한 주주라면, 혹은 관련 시장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최근 ‘컬리’의 소식은 놓칠 수 없는 뉴스일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컬리가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15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외에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매우 드문 사례다. 상장사에서야 자사주 매입은 흔한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지만, 비상장사에서 자발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컬리는 왜 이런 결단을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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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를 높이고, 장외시장에서 주가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기존 투자자들 중 유동성이 필요한 이들에게 매각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컬리의 재무적 자신감도 엿보인다. 김종훈 CFO는 “조정 EBITDA 흑자 달성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입증했고, 현금성 자산만 해도 2200억 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컬리는 2023년 글로벌 시장 위축으로 인해 상장을 잠정 보류했던 전례가 있다. 그렇기에 이번 자사주 매입은 다시금 시장과 투자자에게 컬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단순히 상장 일정과 무관하다고 일축했지만, 투자자 관점에선 ‘IPO 전 투자자에 대한 보상’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 신뢰 회복? IPO 재도전 신호탄?…컬리의 복합 전략 해석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기업이 스스로 자신의 주식을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때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컬리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 스스로 자사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다. 즉, 외부 투자자가 컬리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지금이 투자 적기일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도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바로 IPO와의 관계다. 컬리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특히 기존 투자자의 유동성 요구를 충족시키는 조치는 상장 전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된다. 컬리 또한 IPO를 전면 배제한 것이 아닌,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적기 재도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즉, 자사주 매입은 IPO의 정지작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1년 컬리 주가



결과적으로 이번 자사주 매입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재무적 안정성, 주주 신뢰 회복, 시장 재평가 유도 등 복합적인 목적이 담긴 행보이기 때문이다. 컬리는 앞으로 어떤 타이밍에 다시 IPO를 추진할지, 투자자들은 좀 더 신중하게 이 회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략에서도 컬리는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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